‘진흙탕 싸움 속 창당 1년’ 개혁신당…보수대안 아닌 지지율 1%대 ‘추락’
1년 맞은 개혁신당, 리얼미터 기준 지지도 역대 최저
장기화하는
이준석-허은아 다툼…실마리 안보여
허 “물러나야 된다면 물러날 것”…내분
장기화 전망
“개혁신당 부정적 이미지, 대주주 이준석에게 타격”
개혁신당이 대주주인 이준석 의원과 허은아 대표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20일 창당 1년을 맞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및 구속으로 인한 보수 대결집 상황 속에서 대안보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개혁신당은 창당 후 처음으로 1%대 지지율을 기록하며 추락하는 모양새다.
20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혁신당 지지도는 1.9%로 집계됐다. 리얼미터가 개혁신당 지지도 조사를 시작한 작년 2월3주차부터 현재까지 지지도가 1%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 개혁신당 지지도는 가장 높았던 지난해 2월3주차(6.3%) 대비 4.4%p 낮다. 또 직전 주(2.4%) 대비로도 0.5%포인트(p) 추락했다. 내부다툼이 발생하기 전인 12월1주차 지지도(4.3%)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유사하다. 지난 17일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혁신당 지지율은 2%로 12월3주차 및 1월2주차에 이어 3번 연속 2%대에 머물렀다. 한국갤럽 기준 가장 높았던 2월5주차(5%) 대비로는 3%p나 낮아졌다.
창당 1년을 맞은 개혁신당이 역대 최저 지지도로 추락한 까닭은 최근 이 의원과 허 대표를 중심으로 한 내분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중순 허 대표가 이 의원 측근인 김철근 사무총장을 경질하며 시작된 진흙탕 싸움은 이후 이 의원을 지지하는 정무직 및 대변인단 사퇴, 당직자 당무 거부, 이주영 정책위의장 해임 등으로 이어지며 더 격화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허은아 지도부 재신임을 묻기 위한 당원소환 실시를 위한 서명까지 진행된 상태다. 당원소환제는 당 대표를 포함한 당직자가 당헌·당규 등을 위반해 당의 위신을 해치거나 존립에 악영향을 미친 경우 당원들이 소환해 파면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허 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창당 1주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자리를 지키는 건 내 욕심 때문이 아니다”라며 “우리 당이 제대로 서면, 스스로 물러나야 된다면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사퇴할 뜻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내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내분에 당내에서도 우려가 크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최근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개혁신당이 더 잘해야 되고 이런 상황을 빨리 벗어나 구체적인 비전과 미래 가치를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당 관계자는 “내부싸움이 발생하면 옳던 그르던 무조건 지지층이 떠나기 마련이라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내분이 장기화하면 당 지지율 하락은 물론 대선출마가 유력한 이 의원에게 특히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보수지지층이 국민의힘으로 뭉치는 상황에서 중도보수를 자처한 개혁신당 소식은 내부다툼뿐이니 더욱 지지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의원이 개혁신당의 명실상부한 대주주인 상황에서 내부분열이 길어진다면 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이 의원에게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당 분열·지지율 ‘뚝’…개혁신당 ‘빛바랜 1주년’
개혁신당이 빛바랜 창당 1년을 맞았다. 민심은 허은아 대표와 이준석 의원으로 갈라진 당에 대해 1%대 지지율로 응답했다. 지도부 입지도 위태롭다. 1만 명 넘는 당원이 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허 대표는 그럼에도 “‘이준석당’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며 당권 수호 의지를 피력했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허 대표는 전날(20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창당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허 대표는 그 자리에서 “개혁신당이 수권정당 면모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특정 개인이 아닌 다양한 인물과 가치가 공존하는 정당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특정 개인’은 이준석 의원을 가리킨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저 ‘이준석당’에 머무르지 않고 원칙과 상식을 추구하는 정당으로서 국민들께 진지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먼저 공당으로서의 면모, 공당다운 면모를 갖춰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당은 김철근 전 사무총장과 이주영 전 정책위의장 경질을 계기로 분열됐다. 이준석 의원은 해임인사 이후 허 대표 당 운영방식을 공개 비난했고, 이에 허 대표는 이준석 의원이 ‘상왕정치’를 고집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인사권도 당헌·당규에 따라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천하람 원내대표, 이기인 수석최고위원 등 이준석 의원 측은 허 대표 ‘사당화’를 주장하고 있다. 해임인사도 최고위 의결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무효라는 기획조정국 유권해석을 근거로 반발하고 있다.
갈등은 이준석 의원이 당원소환제를 이용해 허 대표 해임을 추진하면서 더 깊어졌다. 전날(20일) 오전 최고위가 열리기 전 천 원내대표와 이기인 최고위원이 당원소환제 청구서와 임시전대 소집요구서를 한 가득 싣고 회의실로 오자 대변인실이 그들을 막았고, 이 때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다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최고위가 종료된 이후에도 서류 상자를 가지고 양측은 옥신각신했다. 이 과정에서 “증거인멸” “국어실력도 안 되는 게 무슨 대변인” “김철근이라는 미꾸라지” 등 온갖 막말이 흘러나왔다. 상자를 쟁취하려고 서로 밀고 당기다가 당 대표 보좌역이 부상을 입고 입원하는 사고도 있었다.
내홍이 심한 가운데 지지율도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개혁신당은 전주 대비 0.5%p 하락한 1.9%를 기록했다.
전성균 최고위원은 “창당 1주년이라는데, 1주년 성적표는 1.9(%)”라며 자조섞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지도부는 총사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천 원내대표도 최고위 이후 취재진과 만나 “저를 포함한 허은아 대표 등 2기 지도부는 실패했다”며 “그 증거가 수북이 쌓인 당원소환요구와 임시전대소환요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당한 절차를 따라서, 유권해석에 따라서 적법한 최고위가 돼야 하는데 그렇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 그러면 허 대표와 저희 지도부가 다 같이 책임을 져야하고 당원 심판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관해 허 대표는 “이준석 당 대표시절에도 (지지율이) NBS 기준 2%였던 적이 있다”며 “합당 과정에서 국민들께 실망을 드리면서 지지율이 떨어져서 창당 멤버로서 지역 출마한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이준석 의원 지지율도 올라야 해서 힘써야 할 것”이라며 “일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